멜리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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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또 시간을 낭비하고야 말았습니다.   2003년 서울시 송파구에서 일어난 거여동 밀실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실제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고 끔찍한 사건인데, 영화는 비극을 단순히 화제몰이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가져온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깊이가 없습니다.   사건의 영화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잘 안되더라고요.             주연으로 출연한 홍수아씨와 임성언씨의 캐릭터 둘 중 어느 쪽에도 크게 공감할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무고한 피해자가 등장하는데, 양 쪽 모두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움직이지를 않습니다.   양 쪽 중 어느 쪽에던 공감이 되어야 극적인 상황에서 긴장감이 느껴질텐데, 그저 답답함만 느끼게 되네요.   상황마다 제대로 된 연결이 되지도 않고 단절된 장면들이 그냥 붙어있는 수준이에요.             화목한 가정을 질투하며, 그 자리에 자신이 있었어야 한다며 벽 한면을 차지하던 거대한 가족사진을 내다버리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큰 가족사진이 난데없이 집에서 사라졌는데, 내내 집에서 살고 있던 남편과 아이는 물론이고, 병원에서 퇴원한 아내마저도 가족사진이 어디갔냐는 말 한마디를 안합니다.   저렇게 큰 쓰레기봉투를 가득 채워서 내다버리는데 고작해야 접시 하나 사라졌다는 것만 알아차리는 정도의 주의력을 발휘하는 걸 보면, 오히려 관객이 바보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가족사진은 그 가족에게 있어 무척 소중한 존재인 것이 기본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다버린 거 아닌가요?             이 아저씨는 초반에 2번 등장합니다.   한번은 아이를 보던 이모할머니에게서 섬찟...

[레딧공포번역글]저 좀 도와주실래요?

  나는 그 소년을 본 적이 있었다.   일전에 슈퍼마켓에 갔을때 누군가 내 소매끝을 당기는 느낌을 받았고 돌아보니 거기에 그 소년이 있었는데, 작고 순진무구한 소년의 얼굴이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지.   소년은 내게 뭔가를 도와줄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고 내가 대답조차 하기 전에 소년의 아버지가 나타나 소년이 나를 귀찮게 했는지 물어봤지. 나는 당연히 괜찮다고 했고 남자는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소년의 손을 잡고 가버렸어. 멀어지는 내내 소년의 고개는 땅으로 향해있었는데 나는 아마 낯선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부모님한테서 멀리 떨어져 혼나는 게 걱정되는가보다 했었지.   그게 3일 전의 일인데 내가 봤던 그 소년이 뉴스에 나오고 있어.   그 소년의 시체가 막 발견되었다는 뉴스.   인터뷰중인 부부가 화면에 비춰졌는데 그들은 완전히 맛이 간 것 처럼 보였어. 소년의 부모님 말이야.   그리고 나는 속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지.   왜냐면 남편의 얼굴은 내가 그날 슈퍼마켓에서 봤던 남자의 얼굴이 아니었거든.

[레딧공포번역글]샬럿의 어머니는 샬럿에 대해 잊어버리곤 한다.

  "아마 운전중이라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나보다. 어머니께선 금방 오실거야."   나는 손가락을 탁상에 튕기며 내 앞에 앉은 소녀에게 동정이 담긴 미소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이렇게 앉아 기다린지 꽤 되어 밖은 어두워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나는 확신이 전혀 없었죠.   보조교사는 이미 퇴근시킨뒤였는데, 우리 둘 모두 고통받아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건 별로 놀랄일도 아닌게 어떤 날은 몇 분 정도지만 어떤 날은 몇시간씩 걸렸고 마치 샬럿의 어머니가 샬럿에 대해 잊는다는 사실만이 확실한 것 처럼 보였을 정도니 말이에요.   샬럿은 밝고 똑똑한 아이인데 왜 그녀 주변의 모두가 샬럿을 거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샬럿에게 잔혹하게 굴었는데, 그녀와 놀고싶어 하지도 않았고 그룹에 끼워주지도 않았죠. 나는 친절하고 조심스럽게 다른 아이들에게 샬럿과 어울릴 것을 권유해봤지만 모두 거절했고,   아이들은 샬럿이 마녀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끔찍하게 굴기도 합니다. 그 작고 못된 악마들을 가르치다 보면 아주 제대로 알 수 있는데, 8살 밖에 안 된 주제에 이미 더 약한아이를 무리에서 따돌리고 심지어 그녀를 뭔가 괴물같은 존재로 몰아세우기까지 할 정도니 얼마나 잔인하단 말인가요.   그건 매우 슬픈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불쌍한 샬럿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 말이에요. 마치 누구도 그녀 주변에 있고싶어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샬럿은 같은 극의 자석을 가져다 댄 것 처럼 사람들에게서 쫓겨난 것입니다.   "괜찮아요 선생님. 엄마는 못 오실 거에요."   샬럿은 그녀 앞의 책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외투를 챙겨입는 그녀는 자기가 잊혀졌다는 것을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보였고 그녀의 두 다리는 가볍게 앞 뒤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오실거란다 샬럿. 네 어머니는 너를 사랑하시니까.....어머니는, ...

커넥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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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시대가 도래한 이후, 영화관을 찾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이 됐습니다.   호러 영화 감상이 취미인 저도 작년 5월 호텔 레이크를 관람한 이후 반년 넘게 영화관에 발도 들여놓질 않았었네요.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서 본 게 바로 이 영화인데...   봐도 하필 이런 걸 골라서...         이 작품은 원래 2017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단편 호러 영화, 래리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단편 작품을 감독했던 제이콥 체이스가 그대로 장편 영화의 감독 또한 맡았죠.   단편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매력을 장편으로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역량 이상의 임무였던 모양입니다.   사실상 영화는 단편에서 이미 다룬 소재들을 우리고 우리고 또 우리는 사골국물 같은 작품이 나와버렸습니다.         단편 영화 래리가 가지고 있던 매력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옮겨다니고, 거기서 튀어나오는 존재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합니다.   스마트폰 안에 살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포착되는 존재.   그야말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호러 요소라고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딱 여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단편 영화에서는 충분히 멋진 연출이 가능했던 거고요.   하지만 장편으로 이야기를 늘리는 과정에서, 주제의식이 확고하게 정해지지 못한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 때문에 이야기는 여기저기로 표류하다 끝내는 엔딩 시점에서 말도 안되는 결론을 내리고 말았어요.         언프렌디드 : 친구 삭제나 사탄의 인형 리부트에서 드러나듯, 호러 영화는 이제 새로운 시대의 기술들을 활용하는 단계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히 아이디어 몇개만을 늘어...